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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사회학을 전공한지 시간이 흘렀지만, 결국 “사회학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답을 하기 어렵다. 이는 어쩌면 사회학을 단순히 학문이라는 지식체계로 취급했던 지난 편견의 결과일 수도 있겠다. 교수 등의 전문가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사회학은 지식체계라는 정체성 보다 하나의 사고체계 혹은 사고방식이라는 정체성에 더 어울리는 듯하다.
그래서 사회학과에서는 ‘사회학적 상상력’이라는 사회학만의 독특한 사고개념을 배우게 된다. 즉, 사회학을 한다는 것은 사회학적으로 보고 생각한다는 뜻이며, 이는 더 나아가 우리의 상상력을 어떤 방향으로 계발하는지와 연관되어 있다. 여기서 “어떤 방향”은 대체적으로 개인의 문제를 공적인 문제로 확대(혹은 전환)시키는 방식을 의미한다.
극단적으로 예시를 들자면, 실업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실업을 개인의 문제로만 보면 개인의 고통에 불과한 문제이지만, 만약 여러 명이 동시다발적으로 실업을 겪었다면 그것은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차원에서 다루어야 할 공적인 문제가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청년실업문제’ 라며 사회문제로 규정한다. 따라서 사회학적 연구(혹은 사회과학적 연구)는 이러한 ‘사회학적 상상력’이라는 사고방식에 의존하는 셈이다. 따라서 사회학은 사회학적 상상력으로 개인의 일생, 역사, 사회구조 간의 연관관계를 파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보충1: 사회학적 상상력의 기원
‘사회학적 상상력’은 미국의 사회학자 라이트 밀스의 저서 『사회학적 상상력』에서 소개 된 개념이다. 참고로 이 책의 번역은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강희경 충북대 교수가 했다. 번역 시기가 78년도였으니 검열과 제재가 꽤 심할 때였다. 아마 이 책에는 마르크스 등의 서적처럼 당시의 사회체제를 위협하는 인간해방, 사회주의 및 공산주의 등의 내용이 없다 보니 크게 제재를 받지는 않아 보인다. 이 점에서 번역한 사람들의 전략적 판단이 보이는 것 같다. 당시 “불온사상”,“불온서적” 제재는 특정한 신념에 의한 단체행동을 막는 수단이었기 때문에 여러 사상을 번역하는 것 보다 차라리 사회학적 상상력이라는 개념을 소개해 개개인의 각성을 바랐던 것 같다.
보충2: 사회학과 철학의 차이점
위를 종합해서 비유를 하자면, 개구리가 우물을 인식하고 자신의 상황을 인지하는 과정이 곧 사회학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러한 설명은 다소 철학적이라서 사회학과 철학의 차이가 무엇인지 조금은 구분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물론 사회학은 철학에서 파생을 했다고 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사회학이 철학과 구별되는 점은 있다. 완전한 구별점은 아니겠지만 철학에 비해 사회학의 질문은 “왜 그런가?” 보다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가?”에 가깝다. 즉, 철학의 질문범위보다 조금은 좁은 느낌이다. 개인의 삶을 추동한 알 수 없는 근원의 방식을 개인이 겪은 사회적 경험의 문맥에서 밝히는 것이 곧 사회학적 연구의 논리이고, 이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명하다보니 철학과 달리 사회학은 인문사회가 아닌 사회과학으로 분류된다. 참고로 위에 제시한 사회학적 질문이 과거형인 이유는 종종 논쟁거리이기도 하다. “왜 그럴 수밖에 없는가?”라는 질문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가 강해 사회학의 대안제시 능력을 부각시키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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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비록 사회학에 대한 설명과 표현이 개론서 마다, 학자 마다, 사람들 마다 다르더라도 혼란스러워 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실제로 다른 게 아니라 달라 보이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사회학에 대한 다양한 설명과 표현들은 “사회학은 ‘사회학적 상상력’을 계발하는 학문”이라는 대전제를 공유하고 있다.
사회학과에서는 ‘관찰’이라는 표현 못지않게 ‘돌이켜 보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돌이켜 보는 것은 상상(회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콩트, 칼 마르크스, 막스 베버,에밀 뒤르켐 등 사회학의 창시자들을 비롯해 사회학과의 교수와 전문가들 그리고 평범한 사회학도까지 모두 개인의 일생을 돌아보는 것에서 사회학을 시작했다. 그래서 몇몇 사람은 사회학을 운명적으로 다가오는 무언가로 묘사한다. 이들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사회학을 어떻게 시작할지 고민하지만, 결국 개인의 삶에 “의문”을 가진 시점에서 사회학을 시작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혹시라도 개인의 삶과 선택을 곱씹어 본 적이 있다면 이미 사회학을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보충2: 사회학은 재능을 타는 학문인가?
사실 학과 선택 때 할 게 안보여서 그냥 사회학을 선택했었다. 그런데 이런 점이 내 발목을 여럿 잡았다. 기본적으로 학과 구성원들이 책도 쓰고, 정당 활동과 시민단체 활동도 여럿 한 사람들이라서 경험과 지식이 남달랐었다. 실제로 사회학적 상상력을 기준으로 보면 나의 전공 숙련도는 학과 최하위권에 속한다. 만약 사회학을 전공할 것이라면 실천적인 사회학적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게 여러모로 좋다.
따라서 사회학은 우리 삶의 모든 분야를 연구 대상으로 한다. 계급, 결혼, 교육, 출생, 젠더, 문화, 역사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점에서 우리학교 학과설명을 빌리자면 사회학은 본인의 삶이 어떻게 유지되는지를 해설해 주며 더 나은 인간상과 성숙한 삶의 방향에 대한 길을 제시해 주는 학문이다.
보충3: 성공회대의 사회학
사회학과 선택 시 지원하고자 하는 학교의 학과설명이나 학과 커리큘럼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정통사회학, 진보사회학, 비판사회학 등 여러 사회학의 성향이 있는데, 이게 학과설명에 조금씩 묻어나 있다. 우리학교의 사회학 같은 경우(성공회대학교)는 아무래도 비판사회학과 진보사회학 쪽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고, 신영복 교수의 인문학을 중요히 다루다 보니 인간과 삶이라는 철학적이면서 인문학적인 가치가 녹아든 형태를 띠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학교의 학생들은 대안학교, 농촌학교 등 다양한 교육시설 출신이 많으며, 다양한 성 정체성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또한 무엇보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감수성에 바탕을 둔 연대에 상당한 힘을 기울이기도 한다. 반면, 다른 학교의 사회학은 과학적인 방법론을 강조하거나, 불평등 연구를 강조 하는 등 좀 더 과학적인 의미로써 사회학을 설명하는 듯하다. 물론 다른 학교 학생들도 우리학교 학생들과 같은 성향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위는 말 그대로 학과설명만을 봤을 때의 이야기다.
사회과학이 자연과학 등 다양한 학문과 융합하는 시대이지만, 사실 우리학교는 워낙 작은 학교이다. 기본적으로 학과 수도 적다 보니 융복합적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다. 여러모로 성공회대는 학부제를 시행하기에 조금은 부족해 보인다. 성공회대의 사회학은 사회학의 본질을 간직하는 하나의 “유산”으로 취급받아야 하는가? 혹은 융복합이라는 트렌드한 교육방식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퇴물”로 취급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성공회대의 사회학은 융복합이라는 큰 비용과 인프라가 소모되는 “큰 대학” 중심 교육제도의 “피해자”로 취급받아야 하는가? 여러 가지로 고민해 볼 필요가 있겠다.
퇴고 시 점검
- 서술어 등 단어 논리를 명확히 고쳐서 문장 논리 챙기기
- 반복되는 문맥 하나로 합치기
- 전문적으로 보이는 내용을 줄이고 쉬운 용어로 표현하기
- 개념과 용어 정확히 구성하기 사회학?, 사회학적 상상력?, 사회학적 질문? 등 난잡함
- 참고자료 인용해서 표현의 명확성과 설득력 보충하기
- 티스토리 html 코드 추가해서 가독성 있게 페이지 편집하기
- 목차와 문단 이름 붙이기, 목차 세분화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