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1) 몇 인분?: 2~3인분
2) 물 몇 리터?: 약 600ml (내가 좀 먹는다 싶으면 700ml. 대신 된장을 반 스푼 더 넣어줘야 한다.)
3) 계량스푼 기준은?: 일반 밥 숟가락
<재료>
1) 도구
-재료 손질용 칼 및 가위
-냄비 두 개 (육수용으로 따로 한 개가 필요)
-스푼( 그냥 밥 먹을 때 쓰는 스푼. 나무 수저는 쇠수저 보다 조금은 크겠지만 큰 상관은 없다.)
2) 채소(냉장고 사정에 따라 추가 가능.)
-양파 반 개
-애호박 한 개
-청양고추 1개 반, 홍고추 반 개 (칼칼하고 신라면 정도의 맵기를 원하면 각각 반 개씩 추가해 주면 된다.)
-대파 1/2( 한 대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많을 수 있으니 상황을 보고 추가하는 게 좋다. 반 개부터 시작.)
-두부 150g
+ 추가적으로 버섯, 감자, 무 등 추가 가능. 재료가 많아질 수록 한 재료당 1/4 씩 넣는 게 좋다.
3) 기타 재료
-고춧가루 한 스푼(기호에 따라 조절 가능)
-청국장 한 스푼(한 스푼 이후는 청국장이 될 수 있으니 조심)
-된장 두 스푼
-차돌박이 150g
(차돌은 가위로 잘게 잘라기호에 맞게 양을 조절한다. 다만 차돌이 너무 많으면 기름맛이 강하고 다른 재료가 들어갈 틈이 없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참고로 차돌박이는 가격이 좀 된다.)
1단계: 육수 우리기 및 채소 손질
웬만한 찌개류 및 국류는 육수 우리기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국룰이다. 여러 방식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디퍼리와 다시마 조합으로 육수를 만들곤 한다. 물론 멸치를 사용해도 좋다. 단, 멸치는 똥을 제거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물이 끓은 후 다시마는 5분 뒤에 빼고, 멸치류는 10분 뒤에 빼서 총 10분간 육수를 우린다.
당연하지만 요즘은 육수용 팩이 너무 잘 나오고 있다. 이러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오히려 더 편하고 맛도 보장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육수용 팩 사용을 추천한다.
이번 요리에서는 불가피하게 다시마를 준비하지 못해 오뚝이에서 키운 오동통 너구리 한 마리를 잡게 되었다. 실제로 완도에서 직접 가져와 넣은 것이니 꼭 먹으라고 오뚝이 직원이 언급했던 그 다시마이다. 만약 다시마 사기 돈이 부담된다면 고려해 보자. 남은 라면은 끓여 먹었는데, 솔직히 다시마 있고 없고의 차이는 잘 못 느끼겠다. 차라리 다시마를 꺼내 보관해서 국이나 찌개 할 때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약 10분의 육수 우리는 시간 동안 재료를 손질해야 한다. 채소 및 차돌박이를 선호하는 사이즈로 손질해주면 되는데, 차돌 같은 경우는 칼보다는 가위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양파는 보통 반 개를 사용하는데, 이를 다시 반으로 나누어 보자. 이 중 반은 차돌을 볶을 때 한 번 넣어주고, 나머지 반은 나중에 본격적으로 찌개가 끓을 때 넣어주면 된다.
채소들은 너무 과하게 준비해서는 안 된다. 채소들은 물을 흡수하기도 하고, 물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에 기껏 끓여 놓은 육수의 맛을 헤치기도 한다.
2단계: 핵심재료 밑간하기, 그리고 육수 붓기
찌개와 국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간'이 중요하다. 간은 곧 음식의 정체성을 결정한다. 된장찌개는 어쨌든 된장의 향과 맛이 우선적으로 느껴져야 한다. 이와 함께 차돌박이 같은 얇은 고기류를 익히지 않고 끓는 단계에 넣어버린다면, 물에 익혀지는 과정에서 특유의 기름맛에서 나오는 느끼함이 전체적으로 번질 수 있다. 즉, 된장과 차돌 이 두 핵심재료의 장점을 부각하는 단계가 꼭 필요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나를 포함한 많은 분들이 재료를 밑간 한 뒤에 육수를 붓는 방식을 선호하는 것 같다.
참고로, 이 요리에서 냄비는 두 개가 필요하다. 하나는 육수용이다. 이 단계에서는 다른 냄비를 하나 꺼내서 사용해주면 된다.
이 단계는 다음과 같이 요약 될 수 있다.
1) 먼저 차돌을 넣은 뒤 "약불"로 볶는다.
2) 약 1분 30초후 차돌이 약간 익기 시작했을 때, 된장과 다진 마늘, 그리고 양파를 넣어준다. (이때, 양파는 아까 말했듯 1/4개 양이다. 나머지 양파는 찌개가 끓일 때 추가한다.)
3) 이후 골고루 재료를 섞어주며 차돌을 익혀준다. (약 2분 정도)
4) 꼭 차돌을 다 익힐 필요 없다. 볶다가 차돌에서 생고기의 느낌이 없어지면 끓여 둔 육수를 부어준다.
3단계: 추가 간 재료(고춧가루, 청국장) 추가 및 남은 채소들 넣어주기
이제 육수를 부어주었다면, 다음은 찌개를 끓여가며 재료를 추가하는 단계가 남았다. 특별한 기준은 없기 때문에 혹시 냉장고에 무, 버섯, 감자 등 자투리 채소가 남아 있다면 투하 준비를 해주자. 참고로 육수를 붓고 난 뒤에 애호박을 먼저 넣어주는 게 좋다. 호박은 익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리 넣어준다.
애호박을 넣어주었다면 점차 국물을 끓이며 30초씩 텀을 두고 남은 양파, 청양고추 및 홍고추, 대파 등의 재료를 넣어준다.
아마 이 단계에서는 국물이 묽을 텐데, 먼저 고춧가루를 한 스푼 넣어주면 점차 국물이 빨간색으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이때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데, 쌈장과 청국장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쌈장 베이스의 된장찌개는 말 그대로 간이 강한 고깃집 된장찌개 맛을 낸다. 반면, 청국장 베이스의 된장찌개는 좀 더 구수한 한식 느낌의 된짱지게에 가까운 맛을 낸다.
개인적으로 청국장 베이스를 선호하기 때문에 청국장 한 스푼을 넣어주었다.
이 과정은 필수이니 꼭 거쳐가야 한다. 마치 RPG 게임에서 전직과 같은 과정이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하는 단계이다.
그리고 육수를 붓고 보니 육수가 적어 물을 추가로 붓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안 된다. 차라리 육수를 넉넉히 만들어 넣어서 졸이는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자칫하면 간이 잘 벤 육수와 맹맹한 물의 이질스러운 동거를 맛 보게 될 수도 있다. 육수가 적다면 차라리 뜨거운 물을 부어주거나 그냥 다른 재료를 빨리 넣어 요리를 미흡하게라도 완성시키는 게 낫다.
4단계: 두부 넣어 졸이기
마지막으로 이제 대망의 두부를 얹어주면 된다. 두부는 찌개 두부를 사용하는 게 좋고, 3인분 기준 150g 정도가 적당하다. 두부가 너무 많으면 국물이 확 졸여질 수 있기 때문에 두부 양은 적절히 조절해주는 게 좋다. 물론 된장찌개의 꽃은 두부가 맞다. 그러니 한 번 식사에 다 먹을 예정이라면 듬뿍듬뿍 넣어주고 점차 좔좔 졸여주면서 처음에는 찌개로 먹다 마지막은 짜글이로 장식하는 식사를 계획해 볼 수도 있겠다.
이렇게 두부를 얹고 한 5분 정도 끓여주면, 대망의 차돌 된장찌개가 완성된다.
마치며 :소소하지만 정성이 가득한 한 끼
개인적으로 요리를 즐기기 보다는 종종 끌릴 때마다, 장을 직접 봐서 밑반찬부터 찌개를 만들어 보고는 한다. 시장에서 장을 보면서 상인들과 이것저것 이야기도 나누고, 다른 잡생각 없이 요리에 집중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곁들일 때 나름대로 행복감을 얻는 것 같다. 무엇보다 완성된 요리에 대한 이야기만으로도 가족과 소소한 소통이 이루어질 때 요리가 가져다주는 행복을 가장 크게 느낀다. 소통이 어색한 현대에 요리는 소통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요즘은 인스타 등의 유행으로 복잡하면서도 트렌드한 요리가 유행하는 것 같은데, 우리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만들기 쉬워 외면받는 된장찌개 역시 앞서 말한 의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 혹은 가족, 또는 친구 등 소통을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복잡한 요리 대신 간단한 된장찌개 하나를 끓여 함께 식사를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