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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산동 국밥 "88 따구탕"

qusdnwls 2024. 1. 17. 03:17
겨울과 가을이 오면 동네 국밥집을 탐방하는 게 하나의 일이 되었다. 순대일번지, 시장 왕족발 순대국밥, 일등식당 등 다양한 국밥집을 다녔는데, 이번 기회로 소고기로 만든 부드럽고 맛 괜찮은 새로운 국밥집이 있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나이가 든 사장님, 푸짐하면서도 싼 가격의 한 그릇. 소주 한 잔에 날려버리는 하루의 노고 등등,,
 
확실히 누군가를 대접하기에는 국밥은 다소 소탈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88 따구탕 특유의 거부감 없는 트렌드한 인테리어와 소뼈탕이라는 생소한 메뉴는 그러한 편견을 깨주기에 충분했다.

 

기본정보(위치, 메뉴, 특이사항)

 

출처: https://map.kakao.com/

1) 위치  (A 표시 지점)

사실 딱히 거리뷰를 공유하지 않은 이유는 교통편 때문이다. 워낙 교통편이 좋아서 대충 어떤 역에서 내리는지만 알면 거리뷰 도움 없이 쉽게 찾아올 수 있다.

 

버스: 271번 마포구청역 입구역에서 바로 앞

지하철: 마포구청역 4번 출구 나오고, 그대로 직진. 얄리횟집 바로 옆. 

 

2) 메뉴 및 가격

88따구탕: 14,000원

녹두전: 6,000원

소주(진로, 참이슬, 처음처럼): 5,000원

따구전골

 

3) 운영시간

10:30~21: 30 (라스트 오더 20: 50)

브레이크 타임: 15시-17시

 

4) 특이사항

-화장실은 가게 안에 있음. 

-공깃밥 및 국물 무한리필. (일반적인 공깃밥의 1/2 크기)

-밑반찬 리필 시 셀프바 이용. 

 

 

 인테리어 

 

블로그 주소를 사진 밑에 남겼으니 깔끔한 정보전달과 사진을 원한다면 블로그를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인테리어 면에서 더 자세히 정보를 원한다면 https://blog.naver.com/aeriii_/223312741831 이곳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1) 가게 외부

출처: https://blog.naver.com/uouo30387/223312060899

2) 가게 내부 

출처:https://blog.naver.com/uouo30387/223312060899

 

3) 인테리어 특이점

- 창문

 

   자세히 보면 창문에 시선차단 필름이 붙어 있다. 안에서 보면 창가 맨 아래에서 위로 10cm 정도는 필름이 붙어 있지 않은데, 이 덕에 테이블에 앉았을 때 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시선각도가 나온다. 즉, 밖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도 밖의 풍경을 볼 수 있게 구조적으로 설계되어 있다. 

 

-외부와 내부, 그리고 간판

 

바깥과 내부 모두 마치 경성시대를 연상시키는 양식의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밝은 톤의 디자인에 무겁지 않은 그림 작품들이 합쳐져 식당의 산뜻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바깥에 화분은 국밥 메뉴의 특성상 취약한 봄과 여름에도 이질감이 없도록 식당 외관을 꾸며주고 있다. 한편, 간판은 88년식 한국판 빈티지 레트로풍으로 디자인되었으며, "따구탕"이라는 용어에 국밥 특유의 친숙함이 전해진다.

 


 

음식 (구성,맛, 양)

출처: 내 lg폰 카메라. 역시 난 사진에는 재능이 없는걸까..

1. 구성

 

보통 식사로는 단일메뉴 따구탕을 시키는데, 이때 구성은 다음과 같다.

1) 국밥 하나

2) 공깃밥 하나(우리가 아는 공깃밥 크기의 1/2),

3) 김치, 양파와 고추( 양파 세 개, 고추 두 개였던 것으로 기억) 셀프바에서 보충 가능하다.

4) 고기 찍어먹는 양념장

 

2. 맛 

 

1) 국밥 

 

- 국물

 

뼈를 오랫동안 고아서 맑은 국물을 만들어 냈다. 보통 국물은 순댓국이나 곰탕처럼 하얀색 혹은 해장국처럼 빨간색인데, 이 따구탕은 물처럼 투명한 맑은 국물을 가지고 있다. 평소 간을 세게 해 먹는 내가 생각해도 간이 충분했다. 그래서 후추를 따로 뿌리지 않아도 됐었다. 삼삼하고 싱거운 느낌의 맑은 국물을 기대하는 사람은 불호일 수 있겠다. 이후 고기와 김치 등과 같이 먹으니 간에 잘 적응을 했다. 어쩌면 싱거운 고기에 직접 간을 하기보다 국물로 간을 맞추려는 시도였나 싶기도 하다. 국밥 맛의 80%는 국물이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특히 뼈를 고아 만드는 뼈탕을 주메뉴로 하다 보니 국물에 특별히 신경을 많이 쓴 느낌이 들었다.

 

-고기

  소 목뼈 부위를 잘 몰라서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없지만, 고기 자체가 굉장히 부드러웠다. 처음 메뉴를 받고 통뼈만 많아 자칫하면 고기가 없다고 착각할 뻔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고기가 너무 부드러워 알아서 발려져 아래에 가라앉아 있었다. 뼈는 대충 세어도 8개 이상. 고기양은 만족스러웠다. 

  특히 고기가 약간 선홍빛을 띤 굽기로 따지면 미디엄 레어 정도의 육질과 식감을 보였던 것 같다. 이 덕에 국밥이라는 메뉴에서 소고기 특유의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자칫하면 재료값 때문에 비싼 일반적인 국밥이 될 뻔했다. 하지만 소고기 특유의 식감과 장점을 살린 조리법 덕택에 돼지고기를 사용한 다른 국밥집과 비교해서 분명한 차별점을 보여주었다. 

  고기의 간은 고기의 식감을 방해하지 않기 위함인지 싱거웠다. 다소 강한 간을 보이는 국물과 함께 먹으면 맛과 간에 큰 불만 없이 고기의 맛에 집중할 수 있겠다. 확실히 고기가 굉장히 부드러워서 평소 치아가 좋지 않은 사람들도 충분히 식사를 즐길 수 있겠다. 

 

-밑반찬 (김치, 양파, 고추)

  고추는 매운 고추이다. 중요한 게 김치인데, 초고추장 먹으려고 회와 브로콜리 먹는 사람이 있듯이 김치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 국밥을 먹는 사람도 있다. 국밥집을 결정할 때 김치맛을 고려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국밥에서 김치는 생각보다 중요하다. 

  순대국밥과 해장국 집, 그리고 칼국수 집에서 제공되는 칼칼하면서도 마늘향이 강한 김치는 아니다. 김치의 간이 오히려 달달한 편에 속한다. 아마 기성품을 사용하지 않나 싶다. 그런데 국물의 간이나 고기의 간을 생각했을 때 오히려 김치의 달달한 간이 국밥의 맛을 헤치지 않았다. 참고로 나오는 김치는 잎 부분 뿐 아니라 무 부분도 제공된다. 

 

-양념장

고기를 찍어먹는 양념장. 다진마늘과 간장 그리고 고춧가루를 베이스로 만든 것 같았다. 양념장 맛은 고기의 부족한 간을 더하는데 딱히 부족함이 없었다. 고기를 조금씩 찍어먹으면 자연스레 육즙에 희석이 돼서 간 자체는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2. 양 

 

성인 기준 메인 메뉴 '88따구탕' 한 그릇에 공깃밥 한 번 리필하면 충분히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식사량이 보통이거나 적다면 기본으로 제공되는 양으로도 충분하다.

 


서비스 

 

서비스에 대해서는 다음을 기준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1) 주문방식 

테이블 오더. 1인 테이블은 오더 태블릿이 없지만, 단일메뉴라 종업원께서 따구탕 하나 넣어드리겠다고 말씀 주신다. 이후 공깃밥과 국물이 더 필요하다면 종업원을 불러도 되고, 오더 태블릿으로 주문해도 된다. 

 

2) 반찬 및 물 제공방식 

기본 제공. 추가시 셀프바를 이용하면 된다. 가위나 집게 역시 마찬가지다. 

 

3) 음식제공 시간 

 

-첫 주문: 18시쯤

-음식이 나온 시간: 18시 05분쯤

-식사시간: 18시 28분쯤 마쳤으니 20분 정도. 

 

  내 식사량은 많은 편이고, 식사 속도는 대체적으로 빠른 편이다. 그럼에도 이 정도의 식사시간이면 충분히 양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음식이 나오는 속도는 꽤 빠른 편이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주방에서 국물을 계속 끓이고 있던 것 같다. 아마 뼈탕이라는 메뉴 특성상 국물은 항시적으로 끓이고 있을 것이고, 고기는 소고기이니 익는 데 시간이 대체적으로 적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밥은 혼자 먹는 음식이라는 편견을 깨준 88따구탕 (추천대상)

 

종합적으로 아래의 사람들에게 '88따구탕'이라는 메뉴가 꽤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1) 평소 돼지고기 국밥을 냄새, 고기의 식감, 양 때문에 싫어하던 사람

2) 치아가 약해 부드러운 고기로 만든 국밥을 먹고 싶은 사람

3) 한 번 먹더라도 양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사람 

 

  사실 상황과 계절을 고려했을 때 분명 국밥이 괜찮은 메뉴일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가족모임이나 지인과의 식사에서 국밥을 권하기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국밥 자체가 워낙 서민적인 이미지가 강해 누군가를 대접하는 음식으로 적절치 않아 보이기도 하고, 뼈고기가 들어간 국밥의 경우는 개인의 건강상태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인 것 같다.

 

  이 식당은 이러한 소비행태를 공략한 듯 인테리어를 최대한 고급지고 트렌드 하게 설계해서 14,000원이라는 가격의 소뼈탕을 "프리미엄"한 메뉴로 탈바꿈시켰다. 그러니 사람들은 이 가게를 볼 때 서민적인 이미지의 국밥이 아닌 고급적인 느낌의 국물요리를 연상하지 않을까 싶다. 이에 더해서 고기 자체가 워낙 부드러워 치아에 부담이 적고, 뼈에서 고깃살을 발라내는 번거로운 과정이 없으니, '88따구탕''혼밥' 보다는 오히려 소개팅, 가족모임, 지인과의 식사 등 다양한 사회적 상황에서 진가를 발휘하는 메뉴가 아닐까 싶다.